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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평등하다고? 그렇다면 나도...
입력시각 : 25-09-17 17:12
 
서길원 大記者


법은 평등하다고? 그렇다면 나도...

-헌법 정신이 윤석열의 계엄선포 이후 처참하게 무너지는 현장을 온 국민들이 날마다 적나라하게 지켜보고 있다. 법 앞의 대상을 자신으로 환치한 국민들이 법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법은 평등한가. 국민들은 그렇게 배웠고 또 그렇게 알고 있고 믿고 있다. 가끔은 ‘유전무죄, 무전 유죄’라며 의심하면서도. 그래서 헌법을 다시 찾아봤다. 헌법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쓰여있다. 의심하지 말라는 말일까. 다음 2항에는 ‘사회적 특수 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까지 하고 있다. ‘사회적 특수 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다시 헌법 11조로 돌아가서 ‘법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헌법 정신이 윤석열의 계엄선포 이후 처참하게 무너지는 현장을 온 국민들이 날마다 적나라하게 지켜보고 있다. 법 앞의 대상을 자신으로 환치한 국민들이 법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평등하지 않는 법’은 윤의 친위쿠데타 이후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지만 그래도 몇 가지만 추려보자. 헌법의 둑이 무너지는 순간은 윤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 대한 검찰의 황제 조사였다. 

검찰은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혐의를 밝히겠다며 출장조사를 가서 휴대폰까지 반납하고 피의자의 구술을 받아 적은 것으로 만족했다. 국민들은 법 앞에서 절망했지만 검찰은 더없이 당당했다. 출장갔던 한 검사는 검찰총장의 진상 파악 지시에 항의해 사표를 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나도 앞으로 검찰에서 부르면 검사들이 우리 집으로 와서 휴대폰을 반납하고 내가 하는 말을 받아 적으라고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이 형용의 수식어가 아니라면 말이다. 나아가 구치소에 수감 된 윤석열의 속옷 저항은 이 땅 모든 피의자들에게 출석 거부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돼도 속옷만 입은 채 버티면 된다는 검사 출신 전직 대통령의 행태는 기발했고, 법원은 결국 피의자 불출석 상태의 궐석재판을 진행키로 하면서 두 손을 들었다. 

법원 얘기가 나왔지만 그러면 ‘양심에 따른 판결’의 법원은 또 어떤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을 때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판사는 세상이 깜짝 놀랄 아이디어로 윤석열을 풀어주었다. 그는 일수가 아닌 시간기준 구속기간 산정이라는 괴기한 방법으로 윤의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고,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즉시항고를 포기했다. 윤이 제발로 걸어나간 뒤 구속 기간은 다시 일수로 산정, 원점 회귀하면서 오로지 특정 1인을 위한 시간기준 구속 기간 셈범으로 대한민국 법원의 역사에 남게 됐다. 

이 땅에 다시금 불법적 계엄선포라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내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한 이유다. 국민 누구나 협조해야 하고 내노라 한 정치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내란특검이 신청한 ‘공판전 증인신문’을 법원이 받아들였으나 ‘알고 있은 것을 책과 다큐멘터리 증언 등으로 이미 밝혔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 책을 출판하는 것과 형사사법 절차상 진술증거 진술이 다르다는 걸 그가 모를 리 없다. 검사 출신인 그가 현직에 있었다면 ‘자서전을 보라’는 피의자에게 ‘그래 알았다’고 했을 것인가.

법 앞에 ‘특수계급이 있을 수 없다’면 모든 국민은 검찰의 출장 조사를 받아야 하고, 속옷 차림의 저항이 인정받아야 한다. 나아가 필요한 증거 진술을 자서전으로 대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는 안되기에 다시 묻는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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