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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없는 벼슬이 국민을 벤다
입력시각 : 25-07-23 15:57
 
 서길원 大記者

소신 없는 벼슬이 국민을 벤다

-양심의 가치가 내재 되지 않는 벼슬은 염치없고 오물처럼 추하다. 그 몰염치와 추함을 윤석열 정부의 벼슬아치들에게서 국민들은 넌더리 나게 보아왔고 지금도 보고, 힘들게 치우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지난달 ‘장관과 감투, 그리고 국정철학’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도대체 장관은 무엇인가’라며 장관의 국정철학을 물은 적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첫 장관 인선을 발표하며 윤석열 정부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키면서다.

칼럼은 ‘윤 정부 인사’라는 경력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그가 손바닥 뒤집듯 소신을 바꾼 것을 지적했다. 그는 전 정부에서 양곡법 개정안 등을 '농망 4법'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던 인물이다. 그러던 그가 새 정부들어 유임이 결정되자 “(양곡법 개정안 등을)새 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태도를 180도로 바꿨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거나 “농업인들의 삶도 나아질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도 했다.

그의 장관 유임을 보며, 장관의 벼슬이 참으로 우습고 또 가벼워 이래도 되는가 싶어서 물었던 칼럼이다. 벼슬을 위해서 라면 소신 따윈 헌신짝처럼 쉽게 버릴 수 있는 낯 두꺼움은, 국민을 베는 포학한 흉기로도 쉽기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면서 평소 자신의 행위와 발언을 뒤집고 새 정부에 발맞춰 ‘충성’을 서약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감투와 벼슬을 사기 위한 안면몰수급 처세술이 그저 놀랍다.

여론의 질타에 못 이겨 사퇴는 했지만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도 그중의 한 명이다. 대학교수였던 그는 민주당을 빨갱이로 몰고,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인물이다.

그런가 하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도 ‘살아온 행태’ 운운하며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일베’ 수준의 천박한 시각을 드러내던 그는 자신의 행적이 비판을 받게 되자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벼슬자리를 놓지 않기 위한 전광석화 같은 변신이다.

피흘려 이룬 이 땅의 민주주의를 부인하고, 내란을 옹호했던 그가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은’ 이재명 정부에서 벼슬을 하고자 했던 그의 꿈은 일장춘몽이 됐지만 제2, 제3의 강준욱은 늘 있게 마련이다.

누군들 벼슬아치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양심의 가치가 내재 되지 않는 벼슬은 염치없고 오물처럼 추하다. 그 몰염치와 추함을 윤석열과 그 정부의 벼슬아치들에게서 국민들은 넌더리 나게 보아왔고 지금도 보고, 힘들게 치우고 있는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고 하지만 통합에도 원칙과 기준은 있어야 한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통합은 잡탕일 뿐이다.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에 대한 도발이자 국민주권 정부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 부정이다.
“도대체 이 나라 벼슬에는 철학도 체면도 없는가”라고 다시 물어야 하는 참담함이 폭염속 불쾌지수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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