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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어정쩡함’의 선택 장애가 눈물겹다
입력시각 : 26-03-13 18:23
 
서길원 大記者

국민의힘, ‘어정쩡함’의 선택 장애가 눈물겹다

대한민국 헌정사 중 가장 위험하면서도 허접한 코메디가 된 윤석열과의 절연이다. 그게 국민의 요구이자 선거에 임하는 공당의 처신이다. 어정쩡함으로 진정성을 포장해서는 안된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국민의힘이 참으로 안타깝다. 일부 극우세력에 끌려다니며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제1야당의 행태가 눈물겹다.   

주초인 지난 9일 국민의힘이 ‘윤석열의 정치적 복귀 반대’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민의힘은 ‘절윤’이라는 표현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백히 반대한다”고 했다. 일부 ‘윤 어게인’세력을 의식한 자기검열의 순화된 언어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그런 말을 하는 게 그리 어려웠는가.

그나마 결의문은 거기에서 끝났다. ‘반대’할 뿐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그동안 윤석열을 감싸고 돌았던 데 대한 반성도 없다.
반성이라는 게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립니다”였다.

‘잘못된 비상계엄’은 초등생도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다. 반성은 비상계엄의 황당함이 아니라 그런 ‘잘못된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국민 배신’의 무지와 과오에 대한 자기반성이어야 한다.

국민의힘이 두 시간이 넘는 난상 토론 끝에 내놓은 입장이 ‘남의 집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는 이유다. 

국민의힘이 마지못해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실천은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것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특히 당의 상징 격인 장동혁 대표는 ‘절윤’은 커녕 ‘윤 어게인’ 세력과 일체화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극우 유튜버를 당에 받아들이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무죄 추정의 원칙’ 운운하며 감쌌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백약이 무효’인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면서도 그동안 윤석열을 감싸고 돌았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한 반성은 외면했다. 

그냥 ‘어정쩡함’ 외는 여전히 그 무엇도 아니다. 극우를 버리자니 집토끼마저 잃을 것 같고, 극우를 껴안고 가자니 산토끼를 잡지 못할 것 같은 선택 장애다. 선택 장애도 이런 선택 장애가 없다.

국민의힘이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처절한 자기반성과 함께 ‘윤 어게인’ 세력의 제명이나 출당 조처 등 강한 실천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합리적 보수정당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그만 문을 닫는 것이 마지막 국민들의 기대를 받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결의문에서 단골 구호인 “국정의 정상화는 여야 간 정치적 균형에 기반한 헌법적 견제 원리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민의힘이 정치적 균형세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헌정사 중 가장 위험하면서도 허접한 코메디가 된 윤석열과의 절연이다. 

단순하지만 적확한 선택의 길이다. 그게 국민의 요구이자 선거에 임하는 공당의 처신이다. 어정쩡함으로 진정성을 포장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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