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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장관은 공인인가, 부동산 투기의 달인인가
그가 장관이 된다면 국민들은 장관의 말을 믿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거나, 삶은 도덕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믿거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다. 둘 다 정답은 아니어서 더 고민스러운 선택이다. 이혜훈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참 말도 많고 흠도 많다. 단순한 의혹을 넘어 드러난 사실만도 셀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친다. ‘비리 백화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의혹에 휩싸여 국민들의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
그의 보좌관에 대한 인격 모독에 가까운 갑질과 폭언은 권력을 쥔 인간이 권력이 없는 인간에 대해 얼마만큼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자녀 학위 취득 때 아빠 찬스 논란과 병역 및 취업 특혜 의혹, 대부업 투자 논란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디 그 뿐인가. 그는 '로또청약'으로 불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를 분양받기 위해 부정 청약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이어 영종도 땅 투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반대하며 관련 법안 개정을 발의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2019년에는 분양가상한제 반대 집회에서 '조합원들을 죽이고 현금 부자들에게만 로또를 안기는 재앙'이라고 비판했던 그가 뒤에서는 로또 대열에 가세, 35억 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의심을 사고 있다.
또 '영종도 땅 투기 논란'은 어떤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갖고 있던 그의 남편이 2000년 인천 영종도에 땅을 매입한 뒤 2006년 팔아 3배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이다. 13억8,800만 원에 사들인 땅을 6년 뒤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39억2,100만원에 팔았다.
문제는 이 후보자의 남편이 사고판 땅의 용도가 농사를 직접 짓는 사람만 매입할 수 있는 농지였다는 점이다. 이 후보자가 KDI에 재직할 때 업무 과정에서 확인한 정보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꾀했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진다. 말과 행동이 다른 그에게 ‘장관보다는 부동산 중계업이 더 잘 어울린다’는 세간의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구나 이 후보자는 정치인의 첫 번째 소양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소신마저 찾아볼 수 없다. 올 초만 해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했던 입장이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을 놓쳤다"고 180도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 옹호 논란에 대한 소명을 주문한 지 하루 만이다.
그는 2022년 대선을 6일 앞두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재명 후보 쪽에서는 다급하다 보니까 정책도 노선도 전혀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오히려 정반대 있던 사람들한테 단일화 제안하고 있다“고도 했다. 세월이 흘러 이재명 정부의 첫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된 그가 무어라고 할지 궁금하다.
그가 장관이 된다면 국민들은 장관의 말을 믿어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거나, 삶은 도덕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믿거나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다. 둘 다 정답은 아니어서 더 고민스러운 선택이다. 이혜훈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공인은 기회주의자가 아니다. 기회주의자를 능력자로 해석할 수 있다면 이혜훈 후보자는 능력자가 맞겠지만 공인의 능력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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