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규 대한노인회 보성군지회장
건강보험 재정 갉아먹는 불법개설기관
공단 사무장병원, 면대약국 특사경 도입으로 근절해야
지금은 국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의료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불과 반세기만 해도 병원 문턱은 턱없이 높았다. 간단한 치료를 받는 것조차 금전적인 부담이 커서 병을 방치하거나 중증질환의 경우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지금 국민들이 의료혜택을 공평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가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사회보장제도로 안착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건강보험료를 내고있고, 그 보험료로 소득에 관계없이 공평하게 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국민의 보험료를 눈 먼 돈으로 인식하고 의사나 약사의 명의를 빌려 불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보험 재정을 편취하는 일명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의 폐해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현재까지(‘24년 12월 기준) 불법개설기관으로 흘러들어간 재정이 무려 약 2조 9천억원이라고 한다. 이 금액은 대한민국 65세 이상 치매환자 98만여명(2023년 중앙치매센터 통계 기준)에게 1인당 약 306만원 가량을 간병비로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또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산인구가 감소하여 보험료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병원비 지출 증가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렇게 건강보험 재정이 갈수록 줄어드는 위기상황에서 불법개설기관으로 건보재정이 계속 빠져나가는 것은 국민이 낸 소중한 보험료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불법개설기관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불법개설기관은 국민의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몇 해 지난 일이지만,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화재로 수십명의 인명 피해가 난 사건이 있었다. 처음 신문 기사에는 화재 사건에 주력하여 보도하였지만, 수사 과정에서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일명 ‘사무장 병원’ 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건축 및 소방등 환자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부실하게 관리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한다. 심지어 돌봄 인력이 부족해 일부 환자의 신체를 결박하여 관리하는 바람에 화재가 발생 했을 때 대피가 어려워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사무장병원의 폐해라 할 수 있다.
실제 불법개설기관으로 개설·운영하여 적발된 기관들의 경우 영리추구를 위해 허위 광고, 무면허 수술, 보험사기 연루, 환자 알선 등의 위법 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는 사례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단 특사경 제도가 빠른 시일 안에 도입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 지난해 11월 13일 226개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하였다.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결의안에는 불법개설기관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고, 국민이 납부한 건강 보험료를 지키기 위해 건보공단에 특사경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루 속히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가 미래 세대에게도 지금처럼 편리하고 부담없이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