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정치인들에게...
오세영 시인(1942년생)
전남 영광 출신으로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함께 읽기> 나무는 홀로 살지 않는다. 나무는 항상 다른 나무들과 더불어 산다. 그래서 우리는 그걸 숲이라 한다. 나무 끼리 어울려 만들어내는 세계. 더불어 산다는 것은 서로 의지하며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나를 알차게 만든다. 그래서 나무는 외롭지 않다. 더불어 산다는 건 또 나누며 산다는 것이다.
나만 살려 하지 않고 서로의 어깨를 빌리고 빌려주며 산다. 나만 햇빛을 차지하려고, 나만 비를 차지하려고, 나만 거름을 차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곁에 다른 나무랑 함께 나누어야 살 수 있음을 나무는 잘 안다. 나무는 결코 고개를 숙이며 살지 않는다. 키 작은 나무든 키 큰 나무든,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나무든 사시사철 푸른 나무든 늘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하늘을 우러러보며 산다는 건 그만큼 떳떳하고 당당하게 산다는 뜻이다. 다른 동식물의 먹이가 되고, 그늘이 되고, 바람을 막아 주지만 결코 남을 해치진 않는다.
나무는 비바람(시련과 역경) 속에서 자란다. 비록 바람에 흔들릴 때도 있고 넘어질지언정 결코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나무는 비바람이 자신을 땅에 더욱 굳건히 뿌리 내리도록 채찍질함이라는 걸 잘 안다. 그래서 피하기보단 부딪치려 한다. 나무는 결코 철을 놓치지 않는다. 봄에 잎을 내고,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열매 맺고, 겨울에 갈무리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철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은 올 때와 갈 때를 안다는 말과 통한다. 억지로 잎 만을 꽃 만을 열매 만을 얻겠다고 고집 부리지 않는다.
한 알의 씨앗이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이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진리를 잘 알기 때문이다. 시인은 우리에게 나무처럼 살라고 가르치고 있다.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 듯이, 밝은 하늘을 함께 우러러 보며 살 듯이, 비바람 속에서도 잎을 꽃을 열매를 맺듯이, 그리고 철을 분별하듯 자신을 지키며 살라고 나무는 그렇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러준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작금의 정치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