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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을 지운다
 기사 작성자 : 전남동부신문
기사 작성일 : 2016-12-15  


이름을 지운다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데로

 

가까우면 가까운데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얼마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지는데

 

언젠가는 어느 누구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사람, 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때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것이니라" -서산대사

 

지난 시간들을 뒤돌아보게 되는 시간

내 그림자의 키는 얼마큼인지

발자국은 나란했는지

마음 한 자리에 지워지는 이름은 없는지...

 

다가올 시간들은

나란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게 되기를

둥근 마음으로 상처 보듬을 수 있게 되기를...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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