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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자 : 전남동부신문
기사 작성일 :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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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빛깔 이형기
여기는 인적없는 바닷가
수많은 조개껍질 흩어져 있다
주워봐라 그 중의 오래된 하나를
파도가 일어서고 부서져 내리고
거기 햇빛과 또 달빛
그리고 어둠의 속살까지 속속들이 비쳐들어
십억년 또는 이십억년 까마득한 시간이 쌓인다
하필이면 조개껍질에
까닭을 알수없이 아로새겨진
오묘한 빛깔
반투명의 흰 바탕에
엷은 분홍무늬 가늘게 곁들여져
파르스럼 떠올라 있다
십억년 또는 이십억년
덧없는 시간의 되풀이가 아무 뜻 없이
아름답게 녹아들어 하나된 그것은
없음이 만들어낸 없음의 빛깔
그래 그렇다 허무의 빛깔이다

이 가을 정처없다
온산천이 정처없다
온나라가 정처없다
온마음이 정처없다
십억년 이십억년 까마득히 시간이 흐른뒤에도
이천십육년시월 우리들의 마음은 정처없음
... ... ...
아무런 뜻없이
없음이 만들어낸 없음의 빛깔
허무의 빛깔
차라리 아름답다
정처없이 허망함으로 맞이하는 시월의 마지막밤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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