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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기사 작성자 : 전남동부신문
기사 작성일 : 2023-09-19  

바 람  

            김영아 시인

잠깐 지나갈게요 
앞 뜰  살구나무 꽃잎 사이로. 
연분홍 꽃잎 하나 둘 날리면 
거기 내가 있어요 

잠깐 쉬어갈게요 
여름 들판 초록빛 벼 숲 속에. 
벼 꽃 향기 코 끝에 닿으면 
거기 내가 있어요  

잠깐 머물다 갈게요 
늦가을 아침, 
물비늘이 살랑살랑 춤추는 찬 강물 위에. 

그리고 그 모든 순간  
당신의 마음에도 머물다 갈게요.  
오래 머무를 순 없어요 
내 운명이니까. 
다만 흔적은 남기고 갈게요 
어느 날 어느 순간 
나를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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