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 어린이가 엎드려 졸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이 깨우려고 가까이 다가서니 얼굴이 벌겋고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또한 입에서 술냄새까지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분노하여 술이 취하도록 먹은 아이를 심하게 꾸짖었다. 그래도 아무런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는 학생을 이번에는 매를 들고 때렸다.

그러자 아이는 부끄러움과 슬픔속에서 사실을 다 말하였다.

 이 아이는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술찌꺼기로 주린 배를 채웠던 것이다. 돼지의 사료로 쓰이는 것을 배가고파 그것을 먹고 학교에 온 것이다. 속이 쓰리고 어지러워 잠이 든 아이를 선생님은 술이 취해서 자는 것으로 생각하고 야단을 친 것이다.

이 사실을 들은 선생님은 매를 들고 선채로 결국 울고 말았다. 모든 학생들이 다 울었다."

물론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돈이 많고 어디다 써야할지 몰라 이리저리 방황하며 흥청망청 써대는 사람들의 모습, 수 백만원짜리 밍크코트...

풍요로운 한국이란 울타리에서 서로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은 배고픔의 고통을 줄지언정 분노는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적 빈곤은 우리 사회에 대한 분노, 슬픔, 심지어 『막가파』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북한 어린이의 처참한 배고픔마저 돌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바로 이순간 옆집 아이들이 배고픔에 굶주리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순천에 5천여명이 넘는 실업자와 3백여명이 넘은 결식 아동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